금융외환당국이 선물환포지션 한도 상향 등 외환건전성 제도개편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이같은 조치가 원화 채권과 외환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심리적 측면에서는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16일 채권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외국계은행 지점의 국내 영업이 크게 축소됐다는 점, 스왑베이시스 축소에 따른 차익거래 유인이 줄었다는 점, 바젤III 도입 등 국제규제 움직임 등으로 당국의 이번 조치가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외환수급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환율에 당장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또 선물환포지션 한도 증액도 최근 이 포지션 한도를 다 소진하고 있는 은행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선물환시장 영향도 적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차입에 대한 미스매치 조정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외환(FX)시장과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외국계은행 채권스왑딜러는 “일단 긍정적이긴 하나 시장 베이시스가 워낙 타이트하다. 1년 스왑베이시스 역전 폭이 16bp 정도로 세금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로 차익거래도 쉽지 않다”며 “바젤III 등 규제도입도 있어 국내만 규제를 푸는 것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밸런스시트를 늘려 채권을 더 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환율시장도 직접적 영향은 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 한 채권딜러 또한 “과거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등 조치가 있었을때는 외은들의 단기외채 포지션이 컸을때다. 외은들이 포지션을 일시적으로 줄이느라 시장에 단기적으로 영향이 컸었다”면서 “지금은 외은들의 국내영업 규모가 쪼그라들어 있는 상황이라 채권시장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또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외국계은행들은 좀 더 버퍼가 생기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없더라도 향후 자금이 유입되면 통안채(통화안정증권)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개획재정부와 한국은행등 관련당국은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국내은행은 30%에서 40%로, 외은지점은 150%에서 200%로 상향조정하고, 외환건전성 부담금의 현행요율을 유지하되 탄력적 요율조정의 법적근거를 마련키로 했다. 또 외화 LCR 규제를 2017년부터 공식 규제로 도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