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제 유가하락은 석유화학 매출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에틸렌 스프레드가 개선되며 석유화학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매출액 증가율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운송장비가 조선업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다만 부실을 털어내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크게 올랐다.
◇ 국제유가 하락에 매출액 증가율 전년比 2.0% 감소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속보’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 외부감사대상법인 기업 1만6281개 중 3065개 업체를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 올 1분기(1~3월) 법인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4.7% 감소한 것에 비해서는 그 폭이 완화됐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이 줄어든 데는 가격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제국 기업통계팀장은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매출액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신흥국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경쟁이 심화되며 수출업종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석유화학, 금속제품, 전기전자, 전기가스 등이 하락세를 지속했다. 박 팀장은 “전기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도 디스플레이 부진에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5.5→-2.9%) 매출액 증가율이 하락세를 지속한 반면, 중소기업(-0.6→2.1%)은 전년 동기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 원달러 환율 상승ㆍ유가 하락이 수익성에 긍정적
유가하락과 환율 상승은 수익성 개선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외감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5.2→5.6%) 및 매출액세전순이익률(5.5→6.2%)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56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석유화학, 금속제품, 운송장비, 전기가스, 건설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5.4→6.1%), 비제조업(4.9→5.0%)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제조업(6.0→6.9%), 비제조업(4.6→5.2%) 모두 올랐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5.6%에서 9.5%로 올라 상승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비금속 광물은 8.5%에서 9.4%로 늘었고, 운송장비도 2.3%에서 4.7%로 증가했다.
박 팀장은 “석유화학업종의 경우 유가가 올라가는 상황이라 재고평가 이익 부문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에틸렌 스프레드도 높은 수준을 보이며 마진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운송장비의 경우 조선업종이 부실을 털어내며 적자폭이 축소된 부분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계전자는 7.1%에서 4.3%로 부진했다.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됐지만, 디스플레이 부분의 LCD 경쟁이 심화되며 발목을 잡았다. 반도체 역시 부진하며 악영향을 미쳤다.
◇ 안정성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
수익성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성은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부채비율은 전년 1분기 101.4%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26.1%에서 26.2%로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채비율은 금속제품과 전기전자 등 제조업(79.1→80.0%)이 전년 말 대비 상승한 반면 건설, 서비스 등 비제조업(141.7→139.9%)은 하락. 차입금의존도도 제조업(22.8→23.1%)은 상승한 데 비해 비제조업(30.6→30.5%)은 하락했다.
박 팀장은 “미지급 배당(부채)이 늘며 석유화학의 부채 비율이 증가했고, 조선업의 구조조정으로 자본이 확충되며 개선세를 보였다”며 “다만 조선업은 구조 조정 시 지원받은 것이 차입금으로 잡히면서 의존도가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