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폴 로머(60) 뉴욕대 교수를 신임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이번 주에 정식 임명할 예정이라고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머 교수는 오는 31일 임기가 끝나는 카우식 바수 부총재의 뒤를 잇게 된다.
WB 대변인은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으나 플로런스 콘딜리스 WB 이코노미스트는 트위터에 “소문은 정확하다”며 “우리의 새 부총재를 매우 환영한다”는 트윗을 남겼다.
로머 교수는 인적자본과 혁신, 지식이 경제성장에 뚜렷하게 공헌할 수 있다는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가 1980년대와 1990년대 발전시킨 이 이론은 연구ㆍ개발(R&D)에 대한 보조금과 혁신 인센티브 확대, 교육 등의 정책이 장기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포춘은 설명했다.
특히 WB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핵심 금융기관들이 글로벌 경기둔화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로머 교수의 임명이 이뤄졌다고 포춘은 강조했다.
로머 교수는 지난해 블로그에 요리를 비유 삼아 자신의 성장에 대한 이론을 소개했다. 그는 “경제성장은 단순히 요리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조리법으로부터 나온다”며 “새 조리법이 기존 방법의 부작용을 줄인다면 원자재 단위당 더 많은 경제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WB에 대해 로머 교수는 “선진국이 이미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테스트했던 전략들을 개선해 개발도상국에 적용시키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도시화를 주요한 성장의 축으로 봤다. 도시와 시장이 함께 어우러져 많은 사람이 새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공유하며 서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