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15일 마무리하려고 했던 삼성·교보생명의 자살보험금 미지급 검사 기간을 1~2주 추가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3주로 예상했던 검사 기간이 길어진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워낙 많은 자료를 요구해 1차 검사 기간 내 데이터를 모두 조사하는 게 역부족이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이 삼성·교보생명 자살보험금 미지급금 검사에 착수한 후 보험업계에는 금감원의 강도 높은 검사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왔다. 금감원이 자살보험금과 관련된 재해사망보장 상품에 대한 10년치 이상의 데이터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의 경우 금감원이 요청한 데이터 작업 과정에서 일부 전산이 다운되기도 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재해사망보장이 보험사 상품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교보생명은 재해사망보장을 규정한 ‘차차차교통안전보험’을 1997년에 출시해 약 3년간 한시적으로 판매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재해사망보장이 반영된 상품을 2000년부터 선보였다. 업계 얘기대로라면 삼성·교보생명은 20년에 가까운 데이터를 금감원에 제출했을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통 검사는 기간을 정해놓고 실시하는데 이번 검사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안과 관련된 보험사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에서는 금감원이 삼성·교보생명이 지연이자 등 고의로 미지급금액을 축소한 사실을 적발해 추가 검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당초 금감원은 검사 초점을 자살보험금 미지급금 지연이자 축소로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투데이 5월 25일자 ‘금융당국, 삼성생명 정조준…보험금 이자 누락 정황 포착’ 참고)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보험금 관련 삼성생명의 미지급보험금 지연이자는 57억원으로, 미지급보험금 550억원의 10.4%에 해당한다. 교보생명은 미지급금 194억원, 지연이자 71억원으로 이자지급비율이 36.6%이다.
금감원은 정상표준 이자비율은 ING생명 수준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의 이자지급비율은 41.2%(미지급보험금 577억원, 지연이자 238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교보생명 검사가 어떻게 끝날지, 두 회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