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46% 상승한 154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154만2000원을 터치하며 전날에 이어 52주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삼성전자와 다른 종목들의 온도차는 극명했다.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 중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1.31%)를 제외하고 상승 마감한 종목은 현대모비스(0.38%)와 아모레퍼시픽(0.48%)뿐이었다. 코스피 지수 역시 이틀 연속 쏟아진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따른 2분기 이익 개선 기대가 기타 업종 대표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와 함께 코스피 지수를 떠받치는 대표주들의 이익 전망치는 정유·화학·IT 섹터를 제외하고 최근 6주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시가총액 규모 2위 섹터인 자동차 섹터는 물론 금융, 건설, 헬스케어 섹터도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주가 조정이 연장되고 있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7일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약 2주간 70포인트가량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7.8% 상승했다. 코스피 전체 시총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가져온 착시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이후 현재까지 코스피 시장에 유입된 2조5000억 원가량의 외국인 순매수 대금 중 19%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 추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물론 코스피를 둘러싼 상황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이 완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의 선호도가 여전히 위험자산에 쏠려 있다는 점과 본격적인 실적 장세를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지수는 잠시 숨 고르기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진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6개월째 마이너스권으로 이례적인 흐름”이라며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우위, 수출액 증감률을 비롯한 관련 지표 개선세 등을 고려하면 지수가 계속 낮은 곳에 머물러 있을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