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에 대한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지원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153억원 규모의 대출이자에 대해 출자전환이 완료됐고,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등 관련 작업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율도 부지 매각, 대륜E&Sㆍ대륜발전ㆍ별내에너지 등 발전3사 패키지매각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다른 구조조정 조선사에 앞선 조기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NH농협은행 등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감면이자에 해당하는 153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무담보채권의 전환사채 전환을 시행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자금 집행은 되지 않았지만 앞서 신규자금 1200억원에 대해 승인했고, 2018년까지 채권 만기상환을 유예한 상황”이라면서 “이번 출자전환과 CB 전환 등이 진행됨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무적인 실행은 어느 정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근 1547억원 규모의 CB 발행에 나선 이유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번에 발행된 CB는 두 가지 트랜치(tranche)로 구성됐다. 트랜치 A의 경우 일반적인 전환권 행사가 가능하지만, 트랜치 B는 한진중공업의 경영정상화가 이행되지 않았을 경우에만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한진중공업이 기존에 마련한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채권단이 마련한 장치다.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의 자체 구조조정이 미흡할 경우 CB를 주식으로 전환, 채권단의 지분율이 28%로 높아져 1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대신 조남호 회장 등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지분율은 22%로 떨어지면서 2대 주주로 낮아져 경영권을 뺏기게 되는 구조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의 자구계획 이행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이라 트랜치 B를 전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트랜치 A만 전환할 경우 채권단의 지분율은 13∼14%대에 머물게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진중공업은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인천 율도 부지 부분 매각 등 자구계획에 포함된 자산 매각 스케줄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다.
율도 부지 매각의 경우, 이번 주 40여억원 규모의 계약을 완료해 21일 기준 총 2314억원의 계약이 완료된 상황이다. 다음 주에도 총 550억원(2건) 규모의 부지 매각 계약을 앞두고 있어 총 매각 계약 규모는 2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발전3사 패키지매각을 통해 약 7000억원의 자금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한진중공업의 유동성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