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앞둔 주간 수요집회가 10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맞은편 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8월 14일은 1991년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피해를 증언한 날(8월 14일)을 기념하고자 제정한 날이다.
1243차 수요집회를 겸한 이날 집회에는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노동단체, 학생, 이정미 정의당 부대표 등 2300여명(경찰 추산)이 참여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주장했다.
또 정부가 주도해 출범한 '화해·치유 재단' 운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0) 할머니는 "한국 정부는 왜 싫다는 일을 자꾸 하는지 모르겠다. 자신들이 (위안부로) 갔다 온 것도 아니고 얼마나 할머니들을 무시하면 그러겠는가"라며 "일본과 속닥속닥 해서 합의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김 할머니는 "우리는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우리 스스로 할 테니 정부는 이제 손을 떼세요"라며 위안부 문제에 관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한편 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을 반복해서 언급하는 일본을 향해서는 "아직도 식민지 시대인 줄 아나 보다"라며 "소녀상은 국민이 세운 것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물론이고 한국 정부도 마음대로 옮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가 열리는 종로구 율곡로2길(평화로)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혹시 모를 사고 등에 대비했으나 집회는 별다른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