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들이 싫어하는 말이 ‘법적 리스크’라는 말이에요. 기업과 관련 산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변호사는 절름발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어떤 대형 로펌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12일 만난 안식(52·사법연수원 29기) 대표 변호사는 법무법인 한결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후발주자인 한결의 생존전략을 고심했던 안 대표는 고객들이 기존 대형 로펌에 갖는 불만에 주목했다. 로펌이 법리만 살피고 비즈니스 전체를 보지 않아서 거래가 깨지는 위험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눈여겨본 것이다. 안 대표는 곧장 현장에 인력을 투입했다.
안 대표는 현장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속 변호사들을 정기적으로 관련 현장에 방문하게 했다. 당장 눈앞에 놓인 이익만 추구한다면 투자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안 대표의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 덕분에 한결은 특히 기업 M&A나 건설부동산 분야에서 의뢰인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 산하 M&A 전문 분석기관 머저 마켓(Mergermarket)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결은 거래건수 기준 최근 3년간 국내 로펌 순위에서 매년 10위권 안에 들었다. 또 현대건설, GS건설, 대림건설 등 국내 30여 개의 건설사가 자문과 송무를 맡기려고 찾는 로펌이기도 하다.
안 대표가 팀장으로 있는 기업 인수·합병(M&A)팀은 회생회사 M&A에서 발군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LIG건설(현 건영) 인수부터 썬스타, 남광토건 매각에 이르기까지 인수와 매각에서 모두 두각을 드러냈다. 올해는 울트라건설과 범양종합건설 등의 매각을 성공시켰다. 안 대표는 “회생회사 M&A는 법무법인이 회계법인과 공동으로 M&A 주간사를 맡고, 주간사 선정은 법원의 감독 하에 이뤄진다”며 “M&A 주간사 실적이 많다는 것은 회계법인이나 법원에서의 평판이 좋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자부했다.
“한결은 M&A를 통해 성장한 로펌입니다. 세 차례 합병을 진행할 때마다 시스템을 통합하고 원펌(One-Firm) 기조를 유지하면서 규모 확대와 전문성 강화라는 합병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팀 중심의 라인업이 효과적으로 작동해 고객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게 바로 플랫폼 경영 전략입니다.”
한결은 언제든지 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결은 2007년 법무법인 내일, 2011년 법무법인 한울, 2014년 법무법인 한빛과 합병하는 절차를 거쳤다. 한결은 세 차례의 합병을 통해 기업법무, 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인사노무, 지식재산권 등 각 분야 전문인력을 확보했다. 안 대표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지금도 언제든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합병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구성원들의 애로사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결이 가진 세 가지 강점으로 극복해낼 수 있었다는 게 구성원의 평가다. 한결은 비슷한 규모의 로펌과 비교했을 때 구성원의 이직률이 낮은 편에 속한다.
안 대표는 한결만의 강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민주적 지배구조, 둘째 인간적인 조직문화, 셋째 합리적인 보상시스템이다. 안 대표는 “한결은 오너 시스템도, 별산제 시스템도 아니다”라며 “파트너들의 상호이해와 희생정신으로 민주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했고, 합리적인 보상시스템으로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