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 반등에 경고등이 켜졌다. 8월 들어 중순까지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계속되는 저유가 상황에 환율하락에 따른 원화강세, 자동차 파업까지 겹쳐 이달 들어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점점 옅어지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8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224억4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줄었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품목별 수출을 보면 반도체(6.9%), 철강제품(7.5%), 선박(5.5%), 자동차부품(8.8%)은 늘었지만, 무선통신기기(-12.2%), 석유제품(-32.3%), 액정디바이스(-14.0%), 승용차(-3.3%) 등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홍콩(42.3%), 대만(38.4%) 등지로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중국(-3.4%), 미국(-4.4%), 유럽연합(-9.1%) 등은 감소했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은 작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하며 역대 최장기간 수출 감소라는 불명예 기록을 매달 다시 쓰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수출액 낙폭이 1년 만에 가장 작은 -2.7%로 좁혀지며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듯 했지만 7월 들어 -10.2%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다시 두 자릿수 감소율로 뒷걸음질했다.
정부는 당초 전세계 교역량이 증가 추세인데다 수출 증감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업일수도 작년보다 이틀이나 많다는 점에서 이달 들어 수출이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작년 8월 일평균 수출액이 12억6000만 달러임을 감안할 때 조업일수가 2일 늘어나면 적어도 25억달러 이상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21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7월에는 어렵겠지만 8월 이후부터 하반기 전체로 보면 우리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 회복세가 애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를 이어가는 수출 부진을 부채질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2월 20달러대까지 추락한 국제유가는 최근 50달러선에 근접했지만, 변동성이 높아 상승세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원ㆍ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100원 선이 붕괴됐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이날에는 8월 들어 처음으로 1120원대로 올랐지만 미국 금리인상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등락은 지속될 전망이다.
비록 소폭이기는 하지만 이달 중순까지의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냄에 따라 ‘최장 마이너스 기록’이 20개월로 연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8월 이후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길 기대하지만 변동요인이 많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8월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되더라도 저유가, 환율하락 이외에도 G2리스크,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회복력을 약화시킬만한 요인들이 많아 일시적 호전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금융연구원도 이날 ‘2016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총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1.2% 늘었지만, 하반기에는 3.4% 감소하면서 연간 기준으로 1.1%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며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