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10월 1일(현지시간) 정식으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된다.
블룸버그통신은 SDR 편입으로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지만 달러화 패권을 위협하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30일 보도했다.
위안화는 SDR에 편입하자마자 비중이 10.92%로 미국 달러화(41.73%)와 유로화(30.9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위치에 오르게 된다. 일본 엔화(8.33%)와 영국 파운드화(8.09%)는 위안화에 밀렸다. 이는 최근 글로벌 결제에서 비중이 줄어드는 위안화의 사용을 다시 늘려 국제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글로벌 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1.72%로 2014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순위는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캐나다 달러화에 이어 세계 6위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난해 8월 전격적인 대규모 평가절하 이후 위안화 가치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매력이 줄어들었기 때문.
SDR에 편입되면 위안화 위상이 커지면서 그 사용이 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21세기경제보는 전날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기관의 위안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 비율이 현재 1%에서 5%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은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오는 2020년 말까지 중국 채권시장에 1조 달러(약 1100조 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 정부나 기관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판다본드도 2020년까지 5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의 관심은 신흥국 통화 중 최초로 기축통화 지위에 올라선 위안화가 과연 달러화의 위상을 넘어설지에 쏠려있다. 중국 외교부의 겅솽 대변인은 지난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과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융합을 의미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이는 중국 개혁개방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정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SDR의 대표성을 높여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등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위안화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달러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넘어야 할 벽이 크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결제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외환보유고는 60%에 이른다. 또 중국 정부의 환율 개입과 아직도 까다로운 외환 거래 등은 위안화가 경제규모에 걸맞은 위상을 갖지 못한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