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질 저하’ 반발에 물러선 박원순, 서울시립대 무상 등록금 유보

입력 2016-10-21 10:00 수정 2016-10-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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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 무상교육(등록금 전액 면제) 계획을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시립대 학생들이 "무상 등록금제를 실시하면 열악한 학교 시설을 개선할 돈이 없고, 교육의 질도 떨어진다"며 반발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시립대 총학생회는 20일 학생회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 전액 장학 등록금 관련 보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 시장의 유보 뜻을 알렸다. 김태균 서울시 정책기획관이 총학생회에 전화를 걸어 대신 전한 내용이었다.

김 정책기획관은 "청년 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박 시장의 철학은 변함이 없으며, 시행으로 인한 여러 우려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고 함께 고민한 뒤 시행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학생회는 "(서울시가) 10월 말 마무리되는 내년 예산 편성에 전액 장학 등록금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페이스북 방송 '원순씨 X파일'에서 등록금 전액 면제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10일 박 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학생과의 소통'을 요구했다. 총학생회의 요청은 무상교육보다 시급한 학내 현안 해결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총학생회는 다음달 8일 열릴 학생총회에서 전액장학등록금 철회안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한 상황이다. 서울시립대 교수들과 학생들은 전국 국·공립대 중 꼴찌 수준인 기숙사 수용률, 개설강좌 수 감소, 정체된 연구 역량 등을 거론하며 무상등록금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립대는 박 시장이 취임한 이듬해인 2012년 입학생부터 반값 등록금을 도입했다. 이 때문에 2011년 498억원이었던 시립대 자체 수입금은 지난해 306억원까지 떨어졌다. 시간강사 수도 같은 기간 571명에서 408명으로 줄었고, 100명 이상 수강하는 대형 강의는 2011년 57개에서 작년 112개로 늘었다. 총학생회는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립대가 2013년 교육부의 대학평가에 대비해 시간강사를 줄이고 전임교원 비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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