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베트남 시장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조헌수 리스크관리 부행장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해 하노이지점과 현지 거래처를 점검했다.
기업은행 베트남 하노이지점은 최근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플렉스컴 베트남법인 부도로 8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플렉스컴은 2009년 합병 방식으로 우회 상장한 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이다. 자회사인 플렉스컴베트남은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의 1차 협력업체이다.
플렉스컴은 ‘갤럭시6’의 판매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 3월 상장폐지됐고, 결국 부도가 났다. 플렉스컴베트남은 기업은행 외에도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에서 돈을 빌렸던 것으로 알려져 국내 은행권의 피해는 예상보다 컸다. 기업은행은 대출금 1000만 달러 중 100만 달러를 회수했지만 나머지 900만 달러가 연체됐다. 신한은행(70억 원), 우리은행(110억 원) 역시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베트남에서 한국 기업이 수백 억 원대의 대출금 상환 연체 사태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은행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플렉스컴처럼 한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업체에 대한 대출 심사를 더욱 깐깐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한 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30% 이상이고 현금흐름이 없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추가 대출을 하지 않기로 했다.
더불어 플렉스컴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25만 개가 넘는 중소기업과 거래를 통해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해 리스크 관리 모델을 만들었다.
조 부행장은 “이번 사태는 중소기업과의 거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플렉스컴으로 인한 손실은 기업은행의 연간 대손충당금 규모로 볼 때 큰 금액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하노이지점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것을 조언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