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각·여의도 등 57개역을 대상으로 지하철 역명 병기 유상판매 사업을 확대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홍제(서울문화예술대)'처럼 기존 지하철 역명 옆에 병기하는 이름을 돈을 받고 판매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초 지하철 역명 병기 유상판매 사업을 시작해 현재 을지로입구, 방배, 홍제, 압구정, 명동 등 9개 역에서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사업을 확대하는 역은 1∼4호선 종각ㆍ신림ㆍ신촌ㆍ아현ㆍ역삼ㆍ사당 등 23곳, 5∼8호선 여의도ㆍ여의나루ㆍ고속터미널ㆍ가산디지털단지 등 20곳, 9호선 국회의사당ㆍ신논현 등 4곳이다. 내년 7월 개통 예정인 우이-신설선 10개 역 이름도 판매한다.
시는 올해 말까지 역별 판매 가격을 산출해 내년 1월 사업자를 선정해 노선도·표지판 등을 정비, 내년 4월 역 이름을 병기할 계획이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역사 내 기둥, 출입구, 승강장, 안전문 역명판, 노선도, 안내방송 등에 이름을 알릴 수 있다. 시설물 교체 비용은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지하철역 이름을 아무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역명심의위원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적합 여부를 판단해 공공의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기업·기관은 배제한다.
병기할 수 있는 명칭은 인지도가 높고 승객이 역을 이용하는 데 편리한 이름이어야 한다. 역에서 500m 안에 있는 기관명, 지명이어야 한다. 500m 이내 기관이 없으면 범위를 1㎞ 이내로 확대할 수 있다.
1개 역에 1개 기관 명칭만 병기할 수 있으며 계약 기간은 3년이 원칙이지만 1차례 연장할 수 있다.
서울시는 현재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인 9개 역의 이름을 병기하는 대가로 3년간 23억6000만 원의 신규 수익을 창출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역명 병기 사업을 57개 역으로 확대해 3년간 총 173억 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지하철 역명 유상병기 사업은 지하철 이용시민, 역 주변 단체와 기관, 지하철 운영기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1석 3조의 사업이 될 것"이라며 "대표성과 시민편의,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투명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