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제성장과 채무위기 극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힘든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라는 새 변수를 맞게 됐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인민은행의 정책 전망이 더욱 불확실하게 됐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공약이었다. 트럼프가 이를 실행에 옮길지는 미지수이지만 버락 오바마 현 미국 대통령보다 더 보호무역주의적인 행보를 취할 가능성은 크다.
이에 중국 위안화와 인민은행의 정책 방향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UBS는 고율의 관세로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더 평가 절하할 수 있다고 전망해 두 은행이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맥쿼리증권의 래리 후 중국 경제 대표는 “트럼프가 중국에 줄 충격과 관련한 거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펼치고 중립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졌다”며 “인민은행이 실제로 어떤 정책을 택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인민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나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인민은행은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놓고 있으나 1년 넘게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전보다 더 많이 비미국 자산을 보유하려 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목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타오 전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 부국장은 “트럼프가 반세계화 태도를 보이면 위안화가 국제적 지위를 높일 기회가 생긴다”며 “자산 다각화에 대한 수요가 지속하는 한 위안화에 기회이며 중국은 이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관적인 시나리오도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의 재정지출정책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키워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채권 금리가 올라가면 중국의 자본유출이 심화할 수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3조1200억 달러(약 3649조 원)로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전날 6.8479위안으로 7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한편 옌써 베이징대 경제학 교수는 “트럼프 취임에 아직도 2개월이 남은 지금 그 영향을 논의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우리가 리스크를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너무 부정적이어서도 안 된다. 트럼프는 사업가이며 매우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와의 전화회담에서 “세계 양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의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은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도 “양국의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