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최초로 연간 특허출원 건수 100만 건을 돌파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10만186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는 전년보다 18.7% 급증한 수치며 전 세계 특허출원의 40%를 차지하는 것이다. 또 중국의 뒤를 잇는 미국, 일본과 한국을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미국이 1.8% 늘어난 58만9410건으로 2위, 일본은 2.2% 줄어든 31만8721건으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한국은 21만3694건으로 전년과 같은 4위에 올랐다.
WIPO의 프랜시스 거리 사무총장은 “중국은 혁신을 경제전략의 중심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번 결과는 중국이 혁신의 특별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재권 분야 출원 활동에서 아시아가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회의론자들은 중국의 특허 수치가 정부의 목표를 채우고자 왜곡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들은 중국의 창의력이 발전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베이징 소재 특허변호사인 에릭 로빈슨은 “중국 정부는 사람들이 특허를 출원하기를 바라면서 명시적 또는 암묵적 보상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의 특허품질은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판 트위터인 ‘위챗’을 중국 혁신의 한 사례로 언급하면서 “위챗은 다른 많은 앱으로부터 일부 기능을 가져왔지만 더 낫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다청법률사무소의 양위저우 특허변호사는 “중국은 미국과 달리 표준특허보다 짧은 기간에 인정받기 쉬운 실용신안 특허를 선호한다”며 “미국과 일본보다 중국에서 특허출원 비용도 훨씬 낮다”고 지적했다. 특허출원의 양만큼 혁신이 진전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해외출원의 경우 미국이 여전히 일본, 독일에 앞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거리 총장은 “미국 기업에 무역과 외국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해외출원이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상표 출원에서도 중국은 전년 대비 127.4% 급증한 282만8287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이 전년보다 9.6% 늘어난 51만729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산업디자인 출원도 중국이 56만9059건으로 1위였고 유럽연합(EU)이 9만8162건, 한국이 7만2458건으로 각각 2,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