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최근 국내 담배업계 1위 사업자인 KT&G를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 2013년 서울국세청 조사4국 주도하에 이뤄진 심층(특별)세무조사 이후 만 3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12일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요원 수 십명을 KT&G 서울 삼성동 사옥과 대전시 본사에 사전 예고없이 투입, 조사에 필요한 자료 등을 예치했다.
국제거래조사국은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법인과 개인 조사를 주로 전담하고 있으며, 조사 유형은 대부분 예치 조사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KT&G에 대한 세무조사가 외국계 담배회사와 마찬가지로 재고차익 탈세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국세거래조사국은 지난 8월께 BAT코리아 등 외국계 담배회사를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재고차익은 지난해 초 담뱃세 인상이 시행되기 전에 출고된 담배의 매입 가격과 인상 후 판매 가격 간의 차이에서 발생한 수익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당시 KT&G는 3300억원, 필립모리스코리아 1700억원, BAT코리아 240억원의 재고차익을 각각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감사원은 지난 5월2일부터 6월15일까지 '담뱃세 등 인상 관련 재고차익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필립모리스코리아는 1691억원, BAT코리아는 392억원 등 총 2083억원의 세금을 탈루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세청도 필립모리스코리아와 BAT코리아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지만, KT&G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필립모리스코리아와 BAT코리아 측은 KT&G를 빼놓고 외국계 담배회사에 대해서만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관련 정보는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면서도 “재고차익과 관련해 외국계 담배 회사 뿐만 아니라 국내 담배회사에 대해서도 검토한 바는 있다”고 전했다.
한편 KT&G는 지난 2013년 3월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법인세 256억원과 부가가치세 192억원 등 총 448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