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ㆍ3대책 여파로 서울 강남4구 아파트 매매시장이 비강남권과 달리 뚜렷한 위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 주택시장의 이같은 위축에 내년 이 지역 분양시장의 영향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강남4구 아파트 일평균 매매거래량은 64건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달 일평균 70건보다 9% 감소한 수치다. 반면 강남4구를 제외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일평균 매매거래량은 229건으로, 지난해 192건보다 19% 더 늘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강남4구를 중심으로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며 “재건축이 밀집된 강남4구의 매매거래량 감소가 뚜렷하다. 부동산 투기수요를 옥죄겠다는 정부의 규제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도 강남4구외 지역은 0.01% 그나마 오른 반면, 강남4구는 0.03% 하락했다. 실제 11·3대책 직전 10억 원으로 거래됐던 강남구 개포동 주공4단지 42㎡는 지난달 9억 원 초반대까지 하락했고, 이달 들어서는 8억8500만 원까지 떨어졌다. 9억3000만 원에 거래되던 송파구 잠실트리지움 59㎡도 최근 8억8000만 원으로 내려앉았다.
강남 시장의 이같은 위축은 내년 강남3구 등 서울 지역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강남3구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 23일 기준 3.3㎡당 3473만 원으로 지난해(2974만 원)보다 16.8% 상승했다. 1월에 분양한 신반포자이 분양가는 3.3㎡당 4457만 원에 책정돼 주상복합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 가운데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웠다. 정부의 고분양가 제동에 올해 마지막 강남3구 분양 단지인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는 평균 4250만 원을 기록했다.
내년 서울에서는 5만4004가구의 민영아파트가 공급된다. 이 중 강남3구에서는 1만 가구를 웃도는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강남권이라는 희소가치로 분양가가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오르기도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서울 전체 평균분양가도 올해와 비슷한 3.3㎡당 2116만 원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내년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변시세가 약보합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강남권 분양가가 떨어지긴 어렵겠지만 상승 가능성도 크진 않아 올해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