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와 자본유출을 막을 특단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스트레스 테스트와 현장 리서치, 각종 정책모델 탐구 등을 통해 대책을 모색하는 중이다. 금융당국은 환율 안정을 위해 이미 일부 국영기업에 일시적으로 미국 달러화 등을 매각하고 위안화를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할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 중국은 환율 안정을 위해 올해 필요하다면 미국 국채 매각에 나설 수도 있으며 그 규모는 자본유출과 시장개입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지난해 10월 6년여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지탱하고자 달러화 자산을 매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에 대해 14년 만에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면서 위안화 하락과 자본유출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위안화 약세를 빌미로 중국 수출에 징벌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은행들에 개인 환전과 해외송금에 대해 일정 규모 이상이거나 수상한 거래로 의심될 경우 당국에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자본유출 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디 청 스탠다드차타드(SC) 외환 투자전략가는 “중국은 자본유출과 외환보유고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책입안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그러나 올 상반기에도 개인의 달러화 환전과 미국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자금유출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지난해 11월 외환보유고는 약 3조500억 달러(약 3680조 원)로 5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해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6.5% 하락해 1994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11월 중국 자본유출 규모가 약 7600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