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본시장업계 전직 CEO 출신들의 잇단 귀환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이 긍정적인 속내를 내비쳤다.
우선 증권업계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꼽히는 김기범 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대표가 한국기업평가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2012년부터 2014년 7월 말까지 대우증권을 이끈 그는 2015년 6월 일본계 PE인 오릭스가 당시 현대증권(현 KB증권)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이후 현대증권 대표로 내정됐으나, 딜이 결국 무산되면서 정식 선임이 불발됐다. 사실상 2년 반 만에 와신상담 끝에 신평사 대표 타이틀로 업계에 컴백한 셈이다.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도 4년 만에 친정인 KB자산운용으로 다시 둥지를 틀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조 전 대표는 과거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재임(2009 ~ 2013년) 동안 가치투자펀드, 인프라 펀드 등 신규 펀드를 포함한 펀드 라인업 구축 등으로 KB자산운용을 국내 Top 3 운용사로 포지셔닝을 해 CEO로서 경영 역량을 검증받은 바 있다.
KB운용에서 나온 이후 조 전 대표는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KTB자산운용 대표를 지냈다. 그의 입장에선 1년간 야인 생활을 하고 다시금 친정인 KB자산운용에 4년 만에 복귀한 것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부행장 시절부터 조재민 대표를 좋게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연이 강한 내부 반발에도 조 대표를 다시 등용한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관료 출신으로서 SK증권 사장을 지낸 이현승 전 코람코운용 대표도 현대자산운용 신임 대표로 다시금 여의도에 입성했다. 일각에선 최근 인선을 두고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그러나 유독 타 업권 대비 CEO들의 수명이 짧은 자본시장업계에서 이들의 귀환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변동성과 변수가 어느 때보다 산적한 시기이기 때문에, 젊고 유능한 CEO들의 역할도 기대되지만 역시 과거 진검 승부로 위기를 극복한 CEO들의 경험과 노련함이 대두되고 있다”며 “이들의 컴백이 유독 임원, CEO의 수명이 갈수록 짧아져 가는 여의도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자신이 속한 업에 대한 열정과 경험일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최근 컴백한 맏형들이 어떻게 증명해 나갈 것이지 벌써부터 기대가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