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차기 행장이 내일 결정된다.
23일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제4차 회의를 열고 6명의 1차 인터뷰 대상자 가운데 이광구 우리은행 은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 그룹장(부행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 3명을 차기 행장 후보로 선정했다.
임추위에 따르면 오는 25일 오전 후보자 3명에 대한 최종 면접을 진행하고, 오후부터 차기 행장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끝장토론’으로 의견을 모은 뒤 이사회를 개최해 우리은행장 한 명을 내정할 계획이다.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그룹장, 김승규 전 부사장의 3파전으로 치러질 우리은행장 선임에서 현재 이 행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영화라는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을 이뤄냈고 경영 성적도 좋았기 때문이다.
이 그룹장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로 꼽힌다. 이 그룹장은 이광구 행장 전임인 이순우 행장 시절 수석부행장을 지내 차기 행장감으로 꾸준히 거론됐다. 이 행장을 비롯해 전임 이순우 행장까지 상업은행 출신이 계속 행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한일은행 출신인 이 그룹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 후보 중 유일한 전직 인사인 김 전 부사장은 우리금융지주 전략ㆍ재무담당 부사장, 우리은행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을 떠난 지 아직 1년이 안 돼 내부 사정을 잘 알고 한일은행 출신들 사이에서 신망도 두텁다.
현직인 이 행장의 수성과 나머지 두 후보자의 도전 간 역학관계 또한 흥미롭다.
이 행장은 1957년 충남 천안 출생으로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반면 이 그룹장은 1958년생으로 경북고와 영남대 경영학과를 나온 전형적인 TK(대구·경북)다. 1956년생인 김 전 부사장 역시 안동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거쳐 경북 안동(TK)이 고향이다. 비TK와 TK 간 지역구도인 셈이다.
또 상업은행 출신인 이 행장과 달리 이 그룹장과 김 전 부사장은 모두 한일은행 출신인 점도 이번 행장 경쟁에서 관전 포인트다.
임추위원들은 출신 및 파벌과 상관없이 향후 우리은행을 발전적으로 이끌 적임자 찾기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향후에는 내부 갈등 해결을 위한 공정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