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명절 중 저한테 가장 기억에 남는 명절은 설날입니다. 1년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세뱃돈에 대한 설렘으로 설날을 가장 기다린 것 같습니다.
제가 커서 취직을 하고 조카들 세뱃돈을 챙겨줄 때 아버님께서 “명절(세뱃돈)이 기다려지면 아직 어른이 안 된 것이고, 명절이 지겨워지면 그제야 어른이 된 거다”라고 하신 말씀이 그 당시에는 무슨 의미인지 몰랐었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이해가 됩니다.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지금은 사라진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가 세뱃돈 중 아주 큰 금액이었고,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 되니까 1000원짜리 지폐가, 중학생이 되니 5000원짜리 지폐가 복주머니로 들어오더군요.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게임기나 다양한 장난감 등이 필요하고, 축구를 해도 축구화 등 준비할 것이 많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친구들과 어울려서 축구공 하나만 있으면(축구화 신는 애들도 거의 없었죠) 즐겁게 뛰어놀 수 있어서 용돈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래서 세뱃돈은 항상 어머님께 고스란히 상납(?)하는 것을 아주 당연한 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제 아들을 보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세뱃돈에 대한 주인의식이 아주 강하게 생성되더군요. 많은 논란을 거쳐 현재 고 1인 제 아들은 세뱃돈에 대한 확실한 주인이 되었습니다.
저도 세뱃돈에 대한 주인의식을 좀 더 빨리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