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롯데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유통, 호텔서비스, 식품, 화학의 4개 BU(Business Unit)를 기반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시 발생할 금융계열사의 처리다.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사는 금융계열사를 거느릴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현재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마이비, 부산하타로카드, 한페이시스, 이비카드, 경기스마트카드, 인천스마트카드, 롯데오토리스 등 10곳의 금융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들의 자산 총계는 작년 1분기 기준 25조 원으로, 그룹 전체 자산의 20%를 웃돈다.
더군다나 이들 금융계열사는 신 회장이 주창한 ‘옴니채널’ 구축에 없어서는 안 될 회사들이다. 신 회장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모든 쇼핑 채널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옴니채널 구축의 일환으로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엘페이’의 경쟁력 강화를 수차례 주문했다.
지주회사 전환 시 증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이 가장 합리적인 해법으로 여겨지나 이 역시 쉽지 않다.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안은 19대 국회 때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않았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조기 대선과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금산분리를 통해 재벌과 금융을 분리하겠다”고 강조해 도입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