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공백 사태가 장기화한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가 업무 위탁기관 부실감사와 산하협회장 고액연봉 논란에 휩싸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3일 감사원에 미래부가 민간위탁기관의 업무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은 “미래부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 업무를 위탁하면서 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았다”며 “위탁사무가 기준과 절차에 맞게 처리되는지를 최근 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업무감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진흥협회는 SKT,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포함된 민간단체다. 미래부는 협회에 △부정가입 방지 △명의도용 방지 △분실도난단말기 조회 시스템 등의 사무를 위탁해 왔다. 그러나 설립(2013년) 이후 단 한 차례의 업무감사도 하지 않았다.
경실련은 감사원에 미래부 공익감사와 함께 진흥협회가 불분명한 사업을 수행하고 불투명하게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있다며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산하 협회들의 상근 회장·부회장의 고액 연봉도 논란이다. 녹색소비자연대 역시 미래부 산하협회가 상근 회장들에게 국무총리와 맞먹는 고액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소연 ICT소비자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13개 협회의 상근 회장·부회장의 평균 연봉은 1억6353만 원으로, 국무총리(1억6400만 원)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대통령 연봉(2억1201만 원)보다 많은 2억26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업무추진비 역시 5554만 원으로 정부부처 차관(약 3000만 원)의 두 배 수준이라고 녹소연은 주장했다.
미래부 산하기관 임직원의 고액 연봉도 논란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정부부처 산하기관(324개) 가운데 미래부 산하기관의 평균보수가 상대적으로 다른 부처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산하기관 중 6곳이 미래부 산하기관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먼저 감사원의 공익감사를 시작하면 이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게 우리 부의 방침”이라고 말하고 “산하기관 보수는 전문적인 과학기술이라는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