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침체된 중국 시장을 살리기 위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아차는 중국 합작 법인 둥펑위에다기아(東風悅達起亞)가 중국 전용 중형 SUV인 ‘KX7’을 중국에서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KX7은 ‘쏘렌토’급의 중형 SUV로 △2.0터보 △2.0가솔린 △2.4가솔린 등 3가지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처음 공개하는 자율주행기반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고급 중형 SUV인 KX7은 기아차의 중국 시장 재건의 ‘첨병’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기아차는 그간 중국에서 부진했던 원인으로 빈약한 SUV 라인이 지적돼 왔던 만큼, KX7로 SUV명가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기아차는 2015년과 2016년 KX3와 KX5를 차례대로 출시하며 중국 시장에서 SUV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2014년 13만6946대를 팔았던 기아차의 SUV 판매는 지난해 21만8645대까지 확대됐다. 기아차는 이번에 출시한 KX7로 SUV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으며,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아차는 프리미엄 중형 SUV 모델인 KX7으로 엘리트층을 적극 공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때문에 중국명칭도 ‘품격과 지위가 높은 존경스러움’을 의미하는 ‘준파오’로 정했다. KX7이 속한 고급 중형 SUV 시장은 연간 판매 198만 대 규모로 전체 SUV 시장의 22.4%를 차지해 수요도 많아 수입 합작 브랜드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 브랜드인 포드도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9년 말까지 중국 충칭에서 링컨 SUV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약 40%에 달하는 SUV 시장을 노린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SUV 모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현대차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80개 였던 SUV 모델은 지난해 99개로 증가했고, 올해는 129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더불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강세가 두드러져, 이를 극복하는 것이 기아차의 최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SUV 판매량 가운데 토종 모델 비중은 지난해 58.4%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비포장 도로가 많아 승용차보다 SUV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인들이 문화 생활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용도가 다양한 SUV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