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미-중 의견차 못 좁히고 논란만 불러일으킨 첫 亞 순방

입력 2017-03-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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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한·중·일 순방을 19일 모두 마무리했다. 틸러슨이 아시아 3개국에 어떤 대북압박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모아졌으나 자신의 존재감은 부각시키지 못한 채 오히려 논란만 키우고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사드 언급은 안 해= 틸러슨은 18일(현지시간) 중국으로 넘어가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고 19일 시진핑 국가 주석을 만났다. 틸러슨은 왕 부장과 시 주석을 만나는 자리에서 시종일관 우호적인 분위기 연출에 힘썼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틸러슨 장관을 만나 “우리는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는 것이 양측 모두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건설적인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시 주석에게 “우리가 향후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양국 간 유대 강화를 가져올 더 큰 이해를 성취하고 협력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 주석과 틸러슨 장관은 이날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대만 문제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중국의 사드 배치와 관련한 보복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틸러슨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에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피력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왕이 외교부장이 만난 자리에서 북핵 해법에 대해 이미 입장 차이를 확인한 만큼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앞두고 분위기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왕 부장은 전날 틸러슨과의 외교회담에서 “중국은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한 반대입장을 다시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 韓·日 차등대우 논란= 틸러슨 장관의 한국과 일본 차등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일본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most important ally)’, 한국은 ‘하나의 중요한 파트너(an important partner)’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또 한국 방문 당시 만찬을 하지 않은 게 한국 정부의 초청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만찬을 거부했다는 보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틸러슨 장관은 그의 아시아 3국 순방을 유일하게 동행 취재하고 있는 미국 인디펜던트저널리뷰(IJR)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경제 규모로 봤을 때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라며 “안보, 한반도 안정, 경제 등에 대한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찬 거절 논란도 있었다. 틸러슨은 한국 측이 만찬 초청조차 하지 않았으면서 마치 자신이 피곤해서 거절한 것처럼 왜곡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의사소통에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한국 방문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찬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한국 언론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우리를 저녁식사에 초대하지 않았다”며 “이런 사실이 언론에 나가자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한 한국 정부가 내가 피곤해서 만찬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거짓말을 한 것인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엔 “그냥 그들이 그렇게 해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틸러슨의 아시아 순방에 대해 대북 압박과 관련해 중국과 입장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FT는 틸러슨이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임박한 위협”이라고 말하며 북핵을 의제로 설정하려고 시도했으나 북핵 문제에 있어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디플로매트의 앤킷 판다 선임에디터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칼럼에서 틸러슨이 최근 한·중·일 방문 기간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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