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 미즈사랑 등 제2금융권 회사를 다수 보유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이 KB증권 계열사인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자산운용의 동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에도 참여한 아프로서비스가 국내 다수의 금융ㆍ증권사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제1금융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프로서비스는 인수 자문사인 삼일PwC를 통해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자산운용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EY한영과 삼정KPMG는 이달 22일 각각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의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업계에서는 아프로서비스가 두 회사 예비입찰에 모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가 이들 회사의 인수에 나서려는 것은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재일동포 3세인 최윤 아프로서비스 회장은 2004년 당시 대부업체 1위인 A&O그룹 인수를 통해 국내 제도권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당시 최 회장은 재일 상공인들과 JNK컨소시엄을 구성해 A&O를 인수했다. 이어 원캐싱, 한국씨티캐피탈 등 중소 금융사 인수에 주력했다. 이 같은 행보를 보인 최 회장이 KB증권 계열이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일본계 자금이란 꼬리표를 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도 일본계 자금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국내 대표 금융사”라며 “최 회장의 목표도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현대저축은행 등을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인수할 기회인 것도 최 회장이 적극적인 M&A 추진 행보를 보이는 배경이다. 국내 기업은 증권 및 중소형 금융사를 매각하려 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이 증권사를 처분할 계획이다. 이 같은 금융시장 재편과 함께 비교적 약한 인수 경쟁률을 고려하면 최근 매물로 나온 중소 금융ㆍ증권사의 매각 가격은 치솟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저축은행 등의 주요 인수후보는 대만 푸본그룹 등 대부분 아시아권 업체다.
아프로서비스가 이베스트투자증권보다 KB증권 계열사 인수에 무게를 둘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매각 측인 LS네트웍스는 이 회사 매각가로 5000억 원 중반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업계는 4000억 원 초반을 적정 가격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매각가는 매각 측과 인수 후보 간의 이견이 있는 반면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의 시장가치는 고평가돼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현대저축은행은 2000억 원 안팎, 현대자산운용은 300억 ~ 400억 원 수준이 적정 매각가로 평가되고 있다. KB증권도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편입된 이들 계열사를 고액을 받고 매각하기보다는 시장 가치 확인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는 금융당국이 더 이상 국내 운용사에 공모펀드 운용자격을 허가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현대자산운용은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는 평가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아프로서비스 입장에서는 증권ㆍ운용사를 인수하는 것이 기존의 수익 구조를 재편하는 최적의 구조지만 가격대에 따라 전략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