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인 매도에 약세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부터 국고채 50년물까지 주요 채권금리가 한달만에 최고치까지 올랐고, 국고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차도 한달만에 최대치까지 벌어졌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북한 타격설 등 한반도 전쟁위협에 채권은 물론 주식과 환율까지 트리플 약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전쟁가능성을 반영하기에는 크게 오르지 못해 이같은 리스크를 빌미로 한 외국인 매도에 장이 좌우됐다고 밝혔다.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쇄하거나 이를 해소할 재료가 나오지 않는 이상 추가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국고20년물은 6.7bp 오른 2.351%로 전달 10일 이후 가장 높았다. 국고30년물은 5.8bp 오른 2.378%를, 국고50년물은 5.7bp 올라 2.378%를 보여 각각 지난달 7일 이래 최고치였다.
국고10년 물가채 16-5 역시 2bp 상승한 1.41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2일 1.415% 이후 1년2개월만에 최고치다.
국고3년물과 한국은행 기준금리(1.25%)간 금리차는 47.2bp로 확대됐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1.9bp 벌어진 53.1bp로 지난달 14일 53.2bp 이후 한달만에 최대치였다. 국고10년물과 물가채간 스프레드인 BEI는 4bp 오른 83.8bp를 보였다.
장외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은 2018년 3월만기인 국고3년 경과물 13-1을 600억원어치 매도했다. 국고20년 16-6도 200억원 규모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개월 통안채를 7300억원어치 매수하는 모습이었다.
미결제는 20만5520계약으로 전월 20일 23만2110계약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거래량은 전장대비 3만5654계약 감소한 12만3190계약이었다. 회전율은 0.60회를 보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924계약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금융투자도 2923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은행이 6565계약 순매수로 대응하며 6거래일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5년 8월26일부터 9월2일까지 기록한 6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1년7개월만에 최장 순매수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51틱 내린 124.22로 거래를 마쳤다. 이 역시 전월 14일 124.01 이후 한달만에 최저치다. 장중저점은 124.10으로 전달 15일 123.90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고가는 124.63으로 장중변동폭은 53틱이었다.
미결제는 8만7694계약으로 지난달 15일 9만1194계약 이후 최대치였다. 반면 거래량은 전장보다 2만1175계약 감소한 4만7928계약을 기록했다. 회전율은 0.55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2253계약 순매도해 나흘만에 매도전환했다. 외국인도 896계약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세를 지속했다. 반면 투신이 1450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현선물 이론가는 3년 선물이 저평 9틱, 10년 선물이 저평 7틱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를 상쇄시킬 수 있는 재료가 나오거나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가 없는 한 당분간 지지부진한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도 “전쟁위협에 주가와 환율, 채권이 모두 떨어졌다. 다만 국지전이라도 일어날 것이라면 원·달러 환율이 더 크게 움직였을 것이라는 인식이 컸다. 결국 국지전 발발 가능성보다는 외국인 매도세에 따라 헤지하는 모습이었다”며 “북한 리스크를 빌미로 한 외국인 매도세가 키를 쥔 셈이다. 외국인이 보험성격인 CDS를 매수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듯해 내일도 장이 좀 밀릴 듯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