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장난감으로 불리는 ‘레고’ 블록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 해적선, 고층빌딩, 자동차 등 레고의 진화는 한계가 없어 보인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은 사람들이 등장했다. 무인 항공기 ‘드론’까지 레고로 조립할 수 있도록 레고 드론을 제작하는 실리콘밸리 기업 ‘플라이브릭스’가 그 주인공이다. 바야흐로 레고로 드론을 만들어 날리는 시대가 도래했다.
2014년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캘리포니아 공대,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를 졸업한 세 청년 아미르 하쉬, 월 월터스, 홀리 카선은 샌프란시스코의 창업센터에서 만나 레고의 특성을 분석했다. 레고는 쉽게 망가지는 대신 쉽게 복구할 수 있다. 이는 단점이자 장점으로 여겨진다. 잘 추락하고 여기저기 부딪히기 쉬운 드론은 어딘지 레고와 닮아있다. 이를 포착한 하쉬, 월터스, 카선은 ‘플라이브릭스’라는 레고 드론을 만들어냈다.
플라이브릭스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모두가 흥미를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다.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혼자 조립과 비행을 할 수 있고 그보다 어린 학생은 성인의 도움을 받아 조립할 수 있다. 납땜 같은 어려운 기술 없이 레고 블록으로 드론을 만든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조립은 15분이면 된다. 드론과 레고를 동시에 손에 넣는 일거양득 효과와 함께 두뇌 학습에도 좋다고 플라이브릭스는 홍보한다. 또 드론 조작법을 안전하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벼운 레고 드론은 기본적으로 실내에서 비행할 수 있게 설계됐다. 블루투스 기술을 접목해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휴대전화기로도 조종이 된다.
플라이브릭스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한 키트는 레고 블록과 조종기가 함께 제공되며 가격은 189달러(약 21만 원)다. 기본 키트에는 프로펠러와 기판, 배터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좀 더 고급 레고 드론 키트는 249달러다.
플라이브릭스는 작년 9월 홈페이지를 열고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제품 출시 90일 만에 190만 달러(약 2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금까지 출하된 키트는 8000대 이상이다.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는데도 학교에서 단체 주문 수요가 높다. 카선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가 출시한 첫 제품은 애플의 컴퓨터만큼이나 정교하다”며 “그러나 아직 배워나가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종 목표는 우리의 레고 드론이 대중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는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플라이브릭스는 곧 새로운 키트를 출시할 예정이며 드론 교육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