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 변화한 쇼핑 환경에 적응 못 해 추락

입력 2017-04-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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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소비층들도 온라인 직구 등으로 더 저렴하게 사들이길 원해

110년 전통의 미국 고급 백화점 니만마커스그룹이 실적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지난달 매각설에 휩싸였다. 니만마커스의 추락은 명품 업계의 전체적인 부진을 포함해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 결과라고 월스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니만마커스 백화점이 추락한 배경 중 하나는 명품 업계 전반의 침체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디자이너 의류, 핸드백과 같은 명품 매출은 작년에 1% 하락했다. 이는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니만마커스의 부채는 지난 1월을 기준으로 약 46억 달러(약 5조2320억 원)로 추산되며 이는 연간 매출액과 맞먹는 액수다.

명품 유통을 취급하는 플랫폼이 다양화된 것도 니만마커스 백화점이 추락한 배경이다. 베인앤컴퍼니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명품 산업은 지난 5~10년 동안 끊임없는 가격 인상의 수혜를 입었다. 가격을 올리면 올린 만큼의 이윤을 얻는 게 일반적이었다. 베인앤컴퍼니의 아론 체리스 미국 소매업 전문가는 “명품 유통 업체의 전략 중 하나는 가격 책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파패치닷컴, 매치스패션닷컴 같은 신생 온라인 유통 업체들의 등장으로 명품 제품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마켓트랙LLC에 따르면 니만마커스닷컴의 32개 동일 상품이 파패치닷컴에서 2% 저렴하고, 매치스패션닷컴에서는 가격이 15% 낮았다.

씨티그룹의 제나 지아넬리 애널리스트는 “명품이 대중적인 가격에 팔리기 시작했다”며 “작년에 사치품 중 약 37%가 정가 이하에 팔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전에 정가 이하로 팔린 사치품은 32%였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버그도프굿맨 백화점의 로버트 벌크 패션 디렉터는 “과거 여성들은 백화점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펑글로벌리테일앤테크놀로지의 데보라 웨인스윙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더는 백화점에서 원스톱으로 쇼핑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니만마커스는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만마커스의 카렌 카츠 최고경영자(CEO)는 기성세대들보다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세대들이 백화점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끊임없이 다음 세대를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700달러짜리 프라다 핸드백과 같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백화점 매장에 들인 것도 그 일환이었다. 온라인 쇼핑에도 투자했다. 현재 전체 매출의 31%가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은 그 결과다. 그러나 효과는 미비했다. 작년 7월 기준으로 니만마커스 고객 중 50세 이상인 사람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백화점 노드스트롬과 니만마커스에서 근무했던 마이클 크로티 마케팅 전문가는 “2007년만 해도 마크제이콥스 핸드백을 사려고 식사를 거르는 젊은 여자들이 있었다”며 명품 산업이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니만마커스는 현재 미국에서 약 4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캐나다의 백화점 체인인 허드슨스베이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허드슨스베이는 미국 고급 백화점 삭스피프스애비뉴와 로드앤테일러 등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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