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이 ‘수도 과밀화’ 해소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이징 시 정부는 이날 오는 2020년까지 인구를 2300만 명으로 제한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고시했다.
지난주 발표한 시 당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징 인구는 35만3000명 줄어 현재 약 2200만 명이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면서 공해와 교통정체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베이징 시는 이를 ‘도시질병’으로 규정하고 문제 해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4년 베이징에서 150km 떨어진 허베이성 바오딩 시로 대학캠퍼스와 정부기구들을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이달 초에는 베이징과 톈진 등과 정삼각형을 이루는 지점에 중국 제3의 국가급 신구인 슝안신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모두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을 통합하는 징진지(京津冀·베이징과 톈지, 허베이의 통칭)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그러나 수도 과밀화 해소 계획으로 베이징에서 쫓겨나게 될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2011년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소규모 자영업자는 베이징 경제에서 35% 비중을 차지하지만 세수에서는 7.5%에 불과하다.
베이징은 지난 2년간 도매시장을 허물고 후커우(戶口·호적)가 없는 이주 가정의 자녀가 시내 학교에 다니는 것을 어렵게 했다. 심지어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의 운전자도 베이징 후커우가 있는 사람으로만 제한했다. 베이징은 지난해 3000만㎡에 달하는 작은 상점과 레스토랑, 과일가계 등을 불법 건축물이라며 철거했다. 올해는 4000만㎡ 철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호주에서 귀국해 베이징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잭 왕은 “중국은 인구가 많고 모든 사람의 요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정부는 중소기업의 이익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비판했다. 15년 전 유모로 일하면서 베이징에 이주한 한 여성은 “시가 성장할 때는 우리를 필요로 했지만 발전이 다 된 지금은 더는 원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그가 10년간 운영했던 작은 가게는 이달 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