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 순방 마친 트럼프, ‘러시아 비밀채널’ 논란 사위 쿠슈너 감싸기

입력 2017-05-29 08:53 수정 2017-05-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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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간의 중동·유럽 순방을 마치고 27일(현지시간) 미국으로 귀국했다. 그러나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기간 미국 내에서는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와 관련한 논란이 더욱 악화해 트럼프의 귀국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귀국 직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렸던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시고넬라 미군 기지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외유(外遊) 성과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10만 개 일자리가 창출되는 큰 거래였다.”라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무기 거래계약에 대해 자찬했다. 또한 사우디에서 진행된 50개국 이슬람권 정상회의에서 테러 대책에 대한 강화 합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국방비 분담금 증액 요구, 파리기후변화협약 준수 답변 유보로 대선 공약을 지켰다 큰 소리쳤다.

실제로 트럼프는 사우디 정부와 무기계약을 포함해 10년 동안 3500억 달러, 즉각적으로는 1100억 달러(약 124조원) 규모의 효력이 발생하는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나토가 미국에 빚지고 있다”고 질타하면서 국방비의 공평한 부담을 주장했다. 나토 28개 회원국은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G7)개국 정상회의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해 나머지 6개국과 마찰을 빚었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협약 이행에 대해서는 답변을 유보했다.

하지만 귀국한 트럼프를 기다리는 것은 공약 이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아닌 러시아 게이트 후폭풍이었다. 더욱이 러시아 게이트에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연루되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쿠슈너 선임고문이 트럼프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2월 러시아 측과 비밀 대화 채널을 구축하려고 시도했고, 이를 미 연방수사국(FBI)이 파악하고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NBC방송은 쿠슈너가 같은 해 12월 러시아 국영은행 브네시코놈뱅크(VEB) 세르게이 고르코프 은행장과 만남을 가졌다고 전했다. VEB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은행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있던 존 브래넌 역시 “내가 우려했던 러시아 관료들과 트럼프 캠프에 관여하는 미국인들의 접촉을 밝혀낸 정보를 인지했다”고 말해 논란이 커졌다.

쿠슈너가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부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마치고 백악관에 돌아오자마자 트위터로 사위 감싸기에 나섰다. 그는 28일 “백악관에서 나온 많은 뉴스는 ‘가짜뉴스’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조작된 거짓말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상황이 계속 불리하게 전개되면서 트럼프도 정면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직에 대한 대규모 인사개편과 탄핵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작전회의실(war room)’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쿠슈너가 즉각 해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트럼프 측근에서도 쿠슈너의 휴직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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