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에서 제조업 생산이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진단이 나왔다. 생산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수출과 투자 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개선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8일 발간한 ‘6월 경제동향’에서 “작년 4분기 이후 빠르게 확대됐던 제조업 경기 개선 속도가 다소 조정되는 모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민간소비는 본격적인 개선이 지연되고 있으나, 소비자심리지수가 상승하는 등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는 전반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파악했다.
4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 증가세가 축소되면서 전월(4.1%)보다 낮은 전년 동월대비 3.5%의 증가율을 보였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생산 감소에 주로 기인해 전월(3.3%)보다 낮은 1.7%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72.8%)보다 낮은 71.7%로 지난해 평균(72.6%)을 하회했다.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의 증가폭이 축소(29.1%→20.8%)되고 운송장비도 감소로 전환(9.0%→-0.5%)하면서 전년 동월대비 14.1%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토목부문이 감소로 전환됐으나, 건축부문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월(18.5%)에 이어 전년 동월대비 19.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설수주는 대규모의 공장 증설과 고속도로 공사 수주로 전년 동월대비 29.7% 증가했다.
반면 주택 인허가와 착공은 각각 27.0%, 49.3% 감소했다. 선행지표 중 건설수주는 다소 개선됐으나, 주택 인허가와 착공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건설투자가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다소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년 동월대비 14.7% 줄었다. 미분양주택 수는 전월(6만1679호)에 비해 소폭(-2.2%) 감소한 6만313호로 집계됐다.
취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42만4000명(1.6%) 증가했다. 상용직(40만7000명→36만1000명)과 자영업자(12만7000명→10만5000명)의 증가폭은 축소됐다. 반면 일용직(5만8000명→7만7000명)의 증가폭이 확대됐다.
경제활동참가율(63.3%→63.2%)과 고용률(61.0%→60.7%)은 전월보다 각각 0.1%p, 0.3%p 하락했다. 실업률은 전월대비 0.3%p 상승한 4.0%를 기록했다.
5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대비 13.4% 증가했다. 수입은 주요 에너지자원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자본재도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18.2% 증가율을 보였다.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67억1000만 달러)보다 축소된 59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도시가스요금과 축산물가격 등 공급 측 요인을 중심으로 전월(1.9%)보다 높은 2.0%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달걀, 닭고기 등 축산물가격(8.7%→11.6%)이 상승함에 따라 전년 동월대비 6.2%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형편과 경제여건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해 전월(101.2)보다 상승한 108.0을 나타냈다.
KDI는 “글로벌 경기의 호전으로 수출이 금액과 물량 기준으로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 중”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