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이노우에 도모히로 ‘2030 고용절벽 시대가 온다’

입력 2017-06-12 10:38 수정 2017-06-1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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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에 기본소득제는 필수다?

일자리 문제는 앞으로 더욱더 치열한 논쟁의 주제가 될 것이다. 젊은이들은 괜찮은 보수에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지만, 이런 바람이 충족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근본적인 요인은 ‘인공지능’이 일상적인 것으로 자리 잡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인 이노우에 도모히로의 저서 ‘2030 고용절벽 시대가 온다’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의 모습을 전망하고, 그런 현상에 대책을 제시하는 책이다. 내용 면에서 아주 새로운 것은 없다. 다만 많지 않은 분량으로 인공지능이 가져올 일자리 문제를 잘 정리한 책이다. 주의해서 읽어야 할 부분은 저자가 제시하는 ‘기본소득세 도입’이다.

저자의 주장에 서평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와 서평자 사이의 간격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저자의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책을 소개하기로 결심하였음을 거듭 강조한다.

결론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 책을 왜 소개하는 것일까. 인공지능의 미래가 가져올 일자리 전망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컴퓨터에 지적(知的) 작업을 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가능했던 자율주행자동차는 일반 도로에서 실험 중이다. 일본의 경우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 중이다. 2050년에는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자동차로 대체될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아이폰의 ‘시리’와 같은 인공지능이다. 이는 ‘특화형 인공지능’으로 어떤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특화된 인공지능이다. 2030년께에는 ‘특화형 인공지능’을 넘어서 ‘범용 인공지능’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인간과 같은 수준의 지적 행동을 하는 인공지능이다. 저자는 범용 인공지능이 실현되어 보급된다면 기존 기술과는 다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범용 인공지능은 기계가 해왔던 온갖 노동을 대신함으로써 경제구조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는 노동시장이 매우 경직되어 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이미 현대식 공장의 곳곳에는 무인화와 소인화를 향한 노력들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대기업의 공장에선 초보적인 인공지능 사회를 향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저자는 성급한 결론을 내린다. 그는 “나는 범용 인공지능이 보급된 미래에 반드시 도입되어야 할 제도로 ‘기본소득세’를 꼽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는 수입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제도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 사회에서 이런 주장들은 얼마 가지 않아 공론의 장으로 나올 것이다. 어쩌면 지금 신설되고 있는 수당 성격의 각종 복지정책이나 소득 주도 성장론도 그런 움직임의 초보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아주 간단하지만 근본적인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소득이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누군가 벌어야 나누어 줄 수 있지 않는가. 저자의 주장은 유토피아에서나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저자는 “세상을 유토피아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마도 현재의 사회제도를 크게 변혁해야 할 것이다”라고 당차게 주장한다. 현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결론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갖게 만드는 이유다.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가져왔던가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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