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2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애초 계획에 따르면 2017년 말까지 사드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그러나 어떤 연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모든 절차들이 앞당겨졌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미국을 의식한 듯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배치 합의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언급했던 점에서 이번 발언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사드 배치 결정 재검토가 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사항이었던 만큼 미군 측은 대선 바로 며칠 전인 4월 말에 새벽 기습적으로 사드 2기를 성주 부지에 배치했다. 특히 3월 초 사드 발사대 2기를 반입하면서 4기를 한국에 추가로 반입했는데,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매우 충격적”이라 말한 바 있다.
이번 문 대통령 발언의 진위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논란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 자체를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외교 관례상 원점으로 돌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중국이 북핵 억지를 위해 더 적극 나서야 한다”며 “다음 달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취한 ‘보복 조치들을 해제’하도록 요청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사드 보복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겠다”며 “그 문제는 서로 피할 수 없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거나 6차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 탑재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는 기술을 ‘머지않은 시기에’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측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