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9월 본격적인 긴축 행보에 나설 채비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준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달 회의에서 보유자산 축소시점에 대해 본격 논의했다. 상당수 위원은 앞으로 2~3개월 이내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하자고 발언을 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당시 회의에서 보유자산 축소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이르면 9월 4조5000억 달러(약 5195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게 됐다. 그러나 일부 위원들은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해 인플레이션 상승 등 더 추가적인 증거를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유자산 규모 축소가 자칫 시장에 긴축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은 연준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탈출, 경제성장 회복세로 진입할 수 있었다. 양적완화 정책은 연준이 대규모로 국채와 부동산담보대출증권(MBS) 등을 사들여 보유자산을 늘리고 시중에 돈을 푸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금융위기 이전에 1조 달러 정도였던 연준의 보유자산은 현재 4조5000억 달러에 이른다.
최근 연준 통화정책의 양대 목표인 물가와 고용시장 안정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 수순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됐으며 그 시기를 놓고 시장의 관측이 분분했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공개된 지난달 FOMC 회의록이 9월 자산 축소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당초 시장은 연준이 9월에 올 들어 세 번째로 금리를 인상하고 연말에 자산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연준은 이런 전망을 뒤집으려 하는 셈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9월에 자산축소에 착수하게 되면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9월에 자산 축소를 시작하면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옐런 의장이 연임이 안 되더라도 후임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옐런 의장의 운명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지만 시장은 옐런이 연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으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