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 텐센트자동차와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 등이 지난달 실시한 전기자동차 부문의 국가별 경쟁력 조사에서 2분기 중국이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1위였던 일본은 미국, 독일에도 밀리며 톱3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들은 기술과 산업, 시장 등 3가지 요소로 경쟁력을 판별했으며 중국은 산업에서 1위, 시장 부문에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중국은 여전히 기술 방면에서 다른 나라에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받지만 거대한 시장과 신에너지 차량 정책을 지렛대 삼아 약진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일본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대수는 2012년부터 3만 대 전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중국은 2012년의 약 1만2000대에서 지난해 33만대로 급증했다.
중국이 단기간에 전기자동차 대국으로 변모한 근원에는 세금 감면과 제조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 대도시 차량 번호판 우선 등록 혜택 등 정부의 극진한 지원이 있었다.
한편 일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보다는 내연기관 비중이 더 크고 배기가스도 더 많이 배출하는 ‘하이브리드’ 보급이 진행된 결과 이후 전기차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 도요타의 프리우스 등의 성공에 안주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내년에 도입할 신에너지 차량 규제를 통해 자동차산업 전반에서 일본의 우위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이 규정은 중국 내 사업 규모에 따라 완성차 업체에 반드시 일정 비율의 신에너지 차량 생산과 판매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특히 더욱 중요한 것은 신에너지 차량에서 하이브리드를 배제한 결과 그동안 이 부문 선두 주자였던 일본 기업은 공황에 빠지게 됐다. 환경대책과 더불어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신의 한 수인 셈이다.
예를 들어 기존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인 엔진의 성능은 부품의 품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이 부품 수는 세는 방법에 따라 1만~3만 개에 이르며 기업의 주조와 단조 등 기술 역량이 탁월해야 한다. 하이브리드도 엔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신에너지 차량에 포함하면 중국 기업에 승산은 없다.
반면 순수 전기차의 모터 부품 수는 약 100개에 불과하다. 또 중국은 무수히 많은 전자부품업체가 있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낮다. 중국은 전기차를 주축으로 내세워 자동차산업에서 일본에 대한 열세를 단숨에 만회하려 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의 신규 진입이 많다. NIO 브랜드로 알려진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넥스트EV는 텐센트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일본은 배터리 등에서의 기술 우위를 내세우고 있지만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서의 실패를 생각하면 이마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스마트폰에서도 일본은 부품 경쟁력을 자랑했지만 최종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애플과 삼성전자, 중국 화웨이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