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인선에 대해 책임정치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다양한 인재들이 상호 검증을 통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성구 서울대학교 객원교수(소비자프랜들리특별위원장)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로 구성된 경제팀은 그 면면만으로는 분명한 정책성향을 읽기 어렵다”며“내각에서 분명한 정책 컬러를 읽기 어렵다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나 중소기업 지원, 경제민주화 등 경제팀의 전략을 충실하게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운을 뗐다.
이 교수는 “경제부총리는 과거 경제정책을 총괄했던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최근 국무조정실장으로 부처 간 정책조정업무를 담당했던 경력에 비춰 볼때 청와대 경제팀이 상대적으로 분명한 컬러와 대비되나 전체 팀을 무리 없이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1기 내각 인선은 정책 시너지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 교수는 “관료 출신의 경제부총리는 성급한 진보 성향의 정책에 대한 필터링과 게이트 키퍼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통적인 관료 출신의 금융위원장도 금융 산업에 부담을 주는 무리한 요구들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경제학자 출신의 보건복지부 장관도 사회복지와 경제성장의 합리적인 조화를 이뤄내는데 무리 없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가 출신의 미래부장관, 교수 출신의 산업부장관, 시민단체 출신의 환경부 장관은 기업과 시민단체의 요구를 슬기롭게 조정하는데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서 발탁된 인재로 인한 팀 컬러의 차이는 상호 검증을 통해 정책의 실패를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판단이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 조건으로는 각계각층의 협력을 끌어 낼 수 있는 정책 실현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이상적인 정책 목표라 하더라도 글로벌 자본주의 경제에서 시장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들의 협력을 얻어 실현된다”며 “대기업을 규제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해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자원의 낭비에 그치고 만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칫 진보진영이 빠지기 쉬운 오류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이상에 집착해 시장을 불신하고 시장과 싸우려 들려는 것”이라며 “이미 참여 정부의 부동산정책이나 교육정책의 혼란에서 경험했던 일이기도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이 과거의 경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 나아가 진보진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 경제팀의 성공이라면 일방적인 규제와 지원을 확대하고 꼼꼼하게 업무를 챙기는 능력이 아니라 시장과 기업, 소비자의 협력을 끌어 낼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해야한다”며 “경제계와 시민사회를 설득해 정책을 실현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가 성공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