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에게 즉각적인 비용 부담을 발생시키지만 지원 정책의 효과는 느리게 나타납니다. 임금 보전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의미가 있지만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16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정부의 선언적인 보완 정책이 자영업자들이 입을 피해를 일거에 해결해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날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튿날 정부는 영세 사업주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4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며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공개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노동을 우선시하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노동 정책을 먼저 ‘터뜨려’ 버린 후에 소상공인들을 위한 보완책을 후차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또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정부가 우리를 먼저 배고프게 한 다음 배 채우라며 밀가루를 갖다주는 격”이라며 “밀가루가 생겼다고 좋아할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정부 대책에 대한 아쉬움 점도 지적했다. 그는 “대책을 마련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아 선언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갔다”며 “이후 실행 과정에서도 얼마나 업계와 소통이 되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가늠했다.
최 회장은 일례로 정부가 임금을 보전해줄 때 예상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소상공인 사업장의 근로자 약 400만 명 중 절반 정도가 자발적·비자발적 이유로 4대 보험을 들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소상공인 고용주가 임금 보전을 받기 위해 이들을 설득해 사회보장제도에 등록시킬 경우 고용주의 부담은 기존 예측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소상공인 정책과 중소기업 정책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중소기업 정책에 소상공인 정책이 포함돼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면서 “제조업 정책이 대부분인 중소기업 정책과 유통서비스 정책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정부가 소상공인이 직면한 문제점을 잘 이해하고 정책화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정부의 소통 노력을 촉구했다. “정부의 일자리위원회에 소상공인 대표만 제외돼 있고, 방미 일정에서도 소상공인 대표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한 그는 “정부는 지금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따라오라고 하는데 과거 독재정권과 다른 점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년에 다시 15% 정도가 인상되면 앞으로 더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소상공인업계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