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파리기후협약을 탈퇴 할 경우 한국경제에 긍정과 부정적 요인이 모두 상존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제3차 선진통상포럼을 개최하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선언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과 통상정책 방향에 대해서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1일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포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세영 원장은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가 중장기적으로 한미경제협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이 향후 통상 정책 방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할 필요가 있어 이번 선진통상포럼을 개최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발제자로 나선 일본 메이죠(Meijo) 대학 이수철 교수는 기후변화방지에 대한 국제적 노력과 일본의 기후변화 대응정책에 대해 소개하고 “기후변화 방지 노력은 저탄소 기술혁신을 통한 새로운 산업과 고용 창출로 지속가능한 선진 경제실현이라는 과실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여부가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세계적인 조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기후변화협약 탈퇴가 현실화된다면 절차상 탈퇴가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협약 발효 4년 후인 2020년 11월이다.
미국의 기후변화협약 탈퇴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명지대학교 김태황 교수는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증대되고 자동차의 환경 규제가 완화된다면 우리나라의 천연가스 수입과 자동차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가 유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탈퇴가 현실화된다면 미국이 간접적으로 자국의 환경 규제 완화 기준을 양자 간 통상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 등 부정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상정책 방향의 설정에 있어 기후 변화 관련 다양한 국제적 논의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강대 김도훈 교수는 “수소불화탄소(HFC) 금지, 석탄화력 발전소 수출금융지원 규제, 선박온실가스 규제 등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 노력은 우리 산업에 부담인 동시에 기회” 라며 “조선 등 후발국의 도전에 직면한 산업의 경우도 한발 앞서 저탄소 기술을 조기에 개발해 적용함으로써 경쟁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KOTRA 윤원석 본부장은 “온실가스 감축 논의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향후 기후변화 대응 선도국가로부터의 통상압력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고 개도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선언을 계기로 유럽연합(EU)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나라의 상품 수입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지불하게 하는 소위 국경세 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우태희 차관은 “통상 당국도 글로벌 기후변화 논의 동향에 관심을 가지고 미국 등 관련국 정책 변화를 철저하게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며 참석자들에게 “국제적인 기후변화 정책 동향을 통상 환경의 중요한 변수로 인식하고 함께 대처해 갈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