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가 지난 2014년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의 이탈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로스의 뒤를 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에 오른 대니얼 이바신이 올해 핌코의 부활을 주도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로스 이탈 당시 수많은 투자자가 자금을 빼내면서 핌코에 위기가 닥쳤다. 그로스가 지난 2014년 9월 회사를 떠났을 당시 1조9000억 달러에 달했던 운용자산 규모는 현재 1조6000억 달러로 줄었다. 그러나 핌코는 올해 상반기 약 500억 달러(약 56조22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핌코의 채권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3350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전체 유입분 3750억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핌코로 새로 유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이 이바신이 운용하는 1300억 달러 규모 인컴펀드에 집중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바신의 펀드는 올 초 세계 최대 액티브채권펀드에 등극했다. 지난 2014년 그로스가 나가지 않으면 자신이 사임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그로스 축출을 주도했던 이바신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바신의 펀드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9.1%의 투자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업계 평균인 4.7%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핌코가 스타 펀드매니저에 너무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투자 컨설팅업체 맥케이윌리엄스의 크리스 챈슬러 파트너는 “인컴펀드의 가파른 성장세에 핌코는 편중 리스크에 직면했다”며 “그러나 지난 5년간 핌코는 그로스 이탈에 따른 혼란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핌코는 “우리는 250명 포트폴리오 매니저로부터 높은 성과를 끌어낼 수 있는 전략을 다양하게 도출했다”며 스타 매니저에게 지나치게 편중됐다는 우려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