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올 들어 항공정비사(항공기술훈련생)의 채용 방식을 인턴제로 변경하면서 내부 잡음이 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정규직 신분의 '보조기술기사'로 채용해 전원 정규직 정비사로 고용했으나 올해 3월부터는 비정규직인 인턴으로 고용했다. 항공기술훈련생들은 정규직 전환율이 낮을 수 있다며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항공기술훈련생의 채용 방식을 '보조기술기사'에서 '인턴제' 로 변경했다. 대한항공의 항공기술훈련생 고용은 '항공기술훈련생 2년-보조기술기사 2년-정규직' 단계를 거쳤다. 이를 '항공기술훈련생 2년-인턴 2년-정규직'으로 바꾼 것이다.
고졸 이상의 학력자는 공채가 아닌 항공기술훈련생 과정을 통해 항공정비사로 채용된다.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항공기술훈련생 교육기관(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서 2년 간 무상으로 정비 교육을 받으면 대형 항공사 항공정비직에 지원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매년 항공기술훈련생 30명을 선발해 일부만 '보조기술기사'로 채용했다. 보조기술기사는 정규직 신분이었지만 급여, 복지 등 처우가 정규직에 미치지 못 했다 정식 항공정비사보다 낮은 직급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다시 2년을 근무하면 정직원으로 전환됐다. 정직원 전환율은 95%였다.
올해 3월 대한항공은 인턴제를 도입하면서 항공기술훈련생 30명을 모두 인턴으로 채용하고, 월급과 복지 등 처우를 한 단계 개선했다. 그러나 인턴은 비정규직 신분이기 때문에 정직원 전환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항공정비사는 "2년간 훈련생으로 교육받고 정직원 전환 면접 며칠 전 바로 정직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2년 인턴으로 근무한 뒤 정직원이 될지 안될지 정해진다면 사실상 4년을 버텨야 정직원이 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턴제도를 도입했다 하더라도 4년 비정규직 표현은 맞지 않다"며 "처음 2년은 단지 교육생일 뿐이고 인턴 채용 후 2년의 검증기간을 거쳐 정규직이 될 경우 기존 보조기술기사가 아닌 한 단계 높은 기술기사로 대우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