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 승승장구했던 한국이 최근 5년 새 과목별 순위가 잇달아 추락하고 있다. 기초과학 교육에 대한 효율적 투자를 통해 과학영재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창의재단)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폐막한 제29회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서 우리 대표단은 83개국 가운데 종합 10위를 차지했다.
우리 대표 4명 가운데 시제연(대구과학고)군이 금메달을, 김동현(경기과학고)군과 서규호(서울과학고)군이 각각 은메달을 받았다. 아쉽게도 12년 연속 전원 메달 행진은 마감됐다. 이번 경시대회에서 1위는 일본이 차지했고 2~3위는 중국과 폴란드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국제정보올림피아드는 1989년에 생긴 국제 정보과학 경시대회로, 우리나라는 1992년부터 계속 참가해 왔다. 각국 대표단은 20세 미만의 중고등학교 재학생 4명으로 구성된다. 2015년 1위였던 한국은 지난해 4위로 내려앉았고 올해는 10위까지 밀렸다.
과학영재들의 잇단 순위 하락은 화학과 생물, 지구과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4일 끝난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서는 우리나라는 태국, 싱가포르 등과 함께 공동 6위에 머물렀다.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으나 2년 연속 순위 하락을 겪었다. 생물올림피아드에서도 최근 3년 사이 5위와 9위, 5위에 머무르며 상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오는 8월 말 열리는 지구과학올림피아드 역시 2013년 1위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3~4위 권에 머물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수학 분야는 여전히 탄탄하다. 국내경시대회 수준도 꾸준히 상승해 국제무대에 나서도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2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 1위 이후 곧바로 7위까지 추락했던 한국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3위와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올해는 중국과 미국 등을 제치고 다시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과학창의재단 관계자는 “국제경시대회의 경우 종이 한 장 차이로 순위가 크게 떨어지거나 오를 수 있다”며 “몇 개국 가운데 몇 위를 했다는 것보다 꾸준히 순위 상위권에 머물러 있는 게 더 의미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