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보지못한 화염과 분노 직면할 것”…트럼프, 북한 선제타격 카드 꺼내나

입력 2017-08-09 09:36 수정 2017-08-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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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당국, 북한 소형 핵탄두 개발 성공 결론…맥마스터 보좌관 ‘예방전쟁’ 언급하기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사실상 최후 통첩을 날리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극에 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여름 휴가를 즐기던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동원하면서 매우 강경한 어조로 경고의 말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북한은 미국을 더는 위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는다면 북한은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정상 상태를 넘어 매우 위협적”이라며 이런 발언을 했다.

이런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유엔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해 물리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긴장을 고조시킨 데 따른 것이라고 NYT는 풀이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탑재 가능한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이날 보도가 트럼프의 강경 어조에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WP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지난달 28일자 보고서에서 “북한은 ICBM급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로버트 리트워크 우드로윌슨국제센터 수석 연구원은 “북한 핵·미사일 이슈가 처음에는 쿠바 미사일 위기처럼 느리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맨해튼 프로젝트와 더 비슷해졌다”며 “김정은 시대에 개발이 더욱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30~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본토를 위협할 ICBM과 소형 핵탄두 개발을 절대 허용할 수 없는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간주해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선제타격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앞서 H.R.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5일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이 가능한지’라는 질문에 “물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에서 보면 북한이 핵탄두를 단 ICBM을 갖추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군사적 행동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는 전쟁에 앞서 김정은과 그 측근들을 압박해 비핵화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방전쟁은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이 대량살상무기로 공격당하는 것을 막고자 선제타격한다는 논리로 내세웠던 개념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위협하기 위한 퍼즐의 절반을 풀었다고 평가했다. WP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은 ICBM 사거리와 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에 성공하고 이제 ICBM의 대기권 재진입 난제만 해결하면 된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이날 ‘북한이 핵ICBM을 보유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언제 보유하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먼 선임연구원은 지난 1일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은 내년에 ICBM 조기 배치가 가능하다”며 “화성-14형 미사일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샌디에이고 등 미국 서부 해안 도시들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 구도를 흔들리게 할 수 있다고 NYT는 우려했다. 북한을 막지못하는 무기력한 미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한국과 일본이 자체적으로 안보 강화에 더욱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동북아시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

국제사회의 잇단 경제제재에도 북한은 요지부동이다. 지난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새 제재안이 통과됐지만 여전히 북한의 동맹인 중국과 러시아가 얼마나 제재에 동참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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