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청렴으로 부패 업어치기 한판

입력 2017-08-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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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NH농협금융 팀장·권익위 청렴교육 전문강사

몇 년 전 예능프로그램에서 개그맨 정형돈 씨가 유도시합 중 자신도 모르게 반칙을 했다. 승부는 반칙패(反則敗)로 허무하게 끝났고, 그는 부끄러움에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새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두 번째로 ‘반부패 개혁으로 청렴 한국 실현’이 선정됐다. 유도의 반칙패만큼이나 ‘부정청탁과 접대관행’의 결과가 부끄러운 시대가 온 것이다.

필자는 청렴이 새롭게 주목받는 시대를 맞아 유도와 청렴의 공통점을 통해 청렴의 의미와 중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공통점은 색깔이다. 유도의 도복은 백색과 청색이다. 청렴한 선비를 일컫는 말인 ‘청백리(淸白吏)’에서는 푸를 청(靑)이 아닌 맑을 청(淸)이지만, 청색이 쉽게 떠오른다. “청렴한 자는 청렴함을 편안히 여기고, 지혜로운 자는 청렴함을 이롭게 여긴다”고 한 청백리 정약용 선생의 교훈을 되새겨보게 되는 요즘이다.

두 번째는 반칙에 대한 엄격함이다. ‘예시예종(禮始禮終)’이라는 유도 명언에서 알 수 있듯이 유도는 사람의 도리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스포츠이다. 경기 전 악수마저도 페어플레이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허용되지 않는다. ‘부정청탁과 접대관행’이라는 우리 사회의 반칙을 타파하기 위해 등장한 룰이 ‘청탁금지법’이다. 다소간의 혼란과 불편함은 있지만, 70% 이상의 국민들이 법 시행에 공감하고 있다. 청렴이야말로 공정하고 반칙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세 번째는 한순간의 실수가 치명적이다. 작년에 국제유도연맹은 절반 2개를 확보하면 한판승을 인정하는 규칙을 폐지했다. 앞으로는 절반을 아무리 많이 획득해도 단 한 번의 실수로 상대방에게 한판을 당하면 경기는 그대로 끝난다. 청렴도 마찬가지이다. 단 한 번의 부패 사건으로 오랜 기간 쌓아온 개인의 명예와 조직의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져 버릴 수도 있다.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서는 부패 척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과 조직도 필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청렴 사회의 시작이 나와 우리의 작은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청렴한 개인이 모여 청렴한 사회가 되고, 청렴한 국가가 된다.

우리 모두 생활 속 청렴 실천을 통해 부패를 멋지게 업어치기를 해 한판으로 이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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