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글로벌 기업금융(IB) 역량을 강화를 위해 ‘글로벌사업본부’ 신설이라는 카드를 이달 초 꺼냈다. 최근 증권사 사업모델의 중심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에서 IB 영업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을 반영한 결단이다.
신설 글로벌사업본부를 이끌 수장은 외국계 은행 출신의 고영환 전무(52·사진)다. 그는 한국외국어대에서 영문학과 경제학 복수전공을 한 그는 1993년 국민은행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DBS은행 서울지점에서 글로벌금융시장 세일즈 부문 헤드(상무)로 3년 동안 근무한 후, 크레디아그리콜 코퍼레이트 앤 인베스트먼트뱅크에서 7년간 부대표를 역임했다. 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도 밟았다.
하나금융투자와의 인연은 해외거래 소싱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고 전무는 “하나금융그룹은 금융 지주들 사이에서도 톱티어에 속하는 ‘빅3’ 은행”이라고 전제하고, “하나금융투자의 기존 주력 부서인 세일즈앤트레이딩(S&T)뿐만 아니라 IB도 그룹 위상에 걸맞게 하기 위한 그룹 전략의 한 방편”이라고 이번 본부 신설의 의미를 소개했다.
글로벌사업본부의 사업영역은 해외 대체투자부터 △해외 부동산·금융 투자 △해외 자산인수 및 구조화 금융 △해외 자산 유동화 △해외 간접투자와 집합투자증권 관련 상품 개발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특히 그는 해외 딜에 방점을 두고 국내 IB사업부와 시너지를 추구할 계획이다. 고 신임 본부장은 “IB의 기본 성격이 크로스보더(Cross border) 거래인 만큼, 국내외 경계를 구분 짓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며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 투자 고객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부동산이든 대체투자든 좋은 해외 프로젝트가 있다면 가리지 않겠다는 얘기다.
투자 대상에 한계를 두지 않겠다는 그는 해외 금융자산 유동화에 특별한 관심을 표했다. 그는 “해외 금융자산의 유동화도 관심 분야로, 가령 예금채권과 신용파생상품 등 모든 자산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종사자로서 금융상품을 대할 때 기호(嗜好)의 잣대를 들이대는 건 맞지 않는다는 신념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