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 중인 ‘2017 로보월드’ 전시장에 들어서니 한화테크윈 부스가 정면으로 보였다. 이 전시장에선 협동로봇들이 부지런히 관람객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주고 있었다. 협동로봇이 정확하게 초콜릿을 집어 관람객들 앞에 옮겼다.
“반복적인 단순한 작업을 사람 대신 할 수 있어요. 여기 놓인 초콜릿이나 사탕을 반복적으로 같은 위치로 옮길 수 있어서 나중에 서비스업에도 적용될 수 있죠.”
한화테크윈은 이달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로보월드에서 자사 협동로봇 ‘HCR’ 시리즈를 선보였다. 지난 3월 협동로봇 시장에 진출하면서 선보인 HCR-5를 포함해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HCR-3, HCR-12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협동로봇은 작업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의 업무를 도와주는 로봇으로, 주로 금속 가공 및 플라스틱 사출 기계로 인해 신체 끼임 사고나 화상 위험이 있는 공정 혹은 나사를 조이는 등 반복적이고 지루한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쓰인다.
이 협동로봇은 초콜릿, 사탕뿐 아니라 작은 칩을 지정한 곳에 이동하는 것은 물론 나사 조립 등의 명령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협동로봇이 작업 중 들 수 있는 무게는 라인업별로 3kg, 5kg, 12kg으로, 작고 가벼운 전자 장비의 조립부터 크고 무거운 자동차 부품의 금속가공의 공정까지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협동로봇의 장점은 프로그래밍과 조작이 쉽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산업용 로봇은 작동법이 어려워 다룰 수 있는 작업자를 하루 부르는 데만 50만 원을 써야하지만, 이 협동로봇은 2000만 원대 후반의 저렴한 가격이지만 초보자도 반나절만 교육받으면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직접 간단한 프로그래밍과 작동법을 체험해보니 간단하다는 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초보자가 협동로봇을 직접 움직여 동선을 설정해주는 것만으로도 협동로봇은 자신의 동선을 외우고 명령을 수행했다.
또 하나의 제어 프로그램으로 두 개의 협동로봇을 제어할 수 있어 비용도 기존 대비 30%가량 줄일 수 있었다.
특히 협동로봇의 안전성도 눈에 띄었다. 로봇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는 작동이 멈추지 않지만, 로봇 움직임의 반대 방향으로 약간의 힘을 주자 충돌을 감지하고 작업을 멈췄다. 회사 관계자는 “작업자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협동로봇이라 단순히 살짝 만지는 것만으로는 작동을 멈추지 않지만, 충돌이 있다고 감지하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한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낮추고 사용 편의성을 높인 한화테크윈의 협동로봇은 출시 6개월 만에 이미 많은 업체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내 전자업체와 외국 자동차 부품 업체들에 이미 협동로봇을 납품했으며, 지난 6월 말 본격 진출한 중국에서도 반응이 좋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협동로봇 초기 단계라 아직 대량으로 납품이 진행되지는 않지만, 시범적으로 한 두대씩 들어간 협동로봇에 대한 반응이 좋다”며 “중국에서도 납품이 진행됐고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테크윈은 협동로봇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연내 미국에 진출한 뒤 최종적으로 유럽에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 리서치 기관에 따르면 세계 협동로봇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2146억 원 수준에서 오는 2022년에는 3조6000억 원으로 연평균 60% 규모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인건비가 높은 미국에서 협동로봇에 대한 수요와 문의가 많다”며 “샘플을 보내는 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내 물류센터를 세우고, 대리점을 내는 등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