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건희 회장이 선정한 삼성의 5대 신사업 중 하나였지만 오랜 시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바이오ㆍ의료기기 사업이 드디어 빛을 보고 있다. 적자에 시달리던 관련 계열사가 잇따라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삼성메디슨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23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삼성메디슨이 3분기 연속 흑자경영을 이룬 것은 프리미엄급 초음파 제품 라인업의 해외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메디슨은 올 상반기 초음파 기기로만 1313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그중 해외 매출액이 1137억 원으로 전체 86.6%를 차지했다.
향후 분위기도 좋다. 삼성메디슨은 16~1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되는 ‘제27회 세계 산부인과 초음파 학회(ISUOG)’에 참가해 초음파 진단 기기의 임상 유용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특히 삼성메디슨이 주관한 학술 세미나에서는 세계적인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13개 프로그램을 통해 ‘크리스탈 클리어 싸이클’에 포함된 주요 진단 기능들의 임상적 유용성과 연구 사례들을 소개해 주목 받았다. 삼성메디슨은 이 밖에 별도 전시 공간을 마련해 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하고 다양한 IT솔루션을 비공개로 선보였다.
바이오 사업 역시 올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온트루잔트’는 15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긍정 의견’을 받았다. 지난해 9월 EM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 지 1년 만이다. 긍정 의견을 받으면 통상 2~3개월 이내에 판매 허가 승인이 이뤄진다.
온트루잔트는 스위스의 제약사 로슈의 초기 및 전이성 유방암 항체 치료제 ‘허셉틴’을 복제한 약이다. 온트루잔트가 최종 판매 승인을 받으면 유럽에서 팔리는 첫 번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허셉틴의 세계 매출은 지난해 약 7조8000억 원 규모였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항암 항체 치료제 분야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복제약을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2분기 마지막 영업적자를 뒤로하고 3분기부터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바이오에피스는 세계 시장에 신제품을 지속해서 출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