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19개 지역, 18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추석 차례상 관련 성수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20일 기준 전통시장은 21만7000원, 대형유통업체는 30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각각 3.4%, 2.6% 하락한 수치다.
조사 결과 지난해보다 하락한 품목 수는 전통시장은 15개 품목(전체 품목대비 54%), 대형유통업체는 16개 품목(64%)으로 대체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동향을 보면 배추·시금치·밤·쇠고기 등은 생육호전과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전통시장 기준으로 배추가 28.4%, 시금치는 64%로 하락폭이 컸다. 반면 지난해 두류 품목의 작황 부진으로 두부(콩)와 녹두는 가격이 5~25%가량 상승했다. 대형마트에서는 동태의 가격 상승폭이 57.1%로 가장 높았다.
27개 대형유통업체에서 판매 중인 선물세트(사과, 배, 쇠고기, 곶감, 표고버섯, 잣, 굴비) 가격을 조사한 결과 사과(5kg, 16과)는 대과(大果)비율이 전년보다 높으며 최근 성출하기를 맞아 출하량 증가로, 쇠고기(한우갈비, 3kg)는 청탁금지법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가격이 내렸다. 반면 표고버섯(흑화고)은 재배면적 감소로, 굴비(1.2kg, 10마리)는 어획량이 줄어 상승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앞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예상 차례상 지출 비용 20만~30만 원대에 부합한다. 하지만 유례없이 긴 연휴가 차례상 비용 외에 추가 지출을 만들어 서민 주머니가 그만큼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잡코리아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올해 추석 경비는 작년보다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7분기째 가계 실질 소득은 줄어드는데다 물가는 오르고 있어 열흘에 달하는 연휴가 부담된다. 이에 실제로 차례상을 차리겠다는 소비자가 줄거나 차례상을 준비하더라도 간편하게 구색만 맞추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50대 주부 곽모씨는 “긴 연휴 덕에 모처럼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생겨서 좋지만 공연들을 보다 보면 외식 등으로 이어져 지출이 더 늘 것 같다”며 “물가는 오르고 지갑 사정은 그대로여서 연휴가 길다고 마냥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