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ㆍ박근혜 정권이 정부 공공기관을 동원해 국민의 혈세로 관변 시민단체를 지원ㆍ육성해 친원전 여론 확산에 주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12일 산업통상자원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정부산하 에너지 공공기관들이 산업부 소관 비영리단체인 '한국원자력여성'의 연간 사업 운영비 전액을 지원해 친원전 친위단체를 육성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지목한 한국원자력여성은 지난 10년간 8개 에너지 공공기관을 통해 매년 1억원 가량인 총 10억1000만 원의 지원을 받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이 4억3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3억8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한국전력,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등도 수천만 원씩을 지원했다.
또 한국원자력여성은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연구과제도 위탁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와 결과분석을 맡은 이 단체는 연구원으로부터 3000만 원을 지원 받았다.
박 의원은 "이들 공공기관들 대부분은 박근혜 정권 초기, 한국원자력여성에 단체회원으로 가입해 매년 회비를 납부해 왔으며 광고비, 식비, 교통비, 숙박비, 홈페이지 구축비 등의 지원을 해왔다"며 "에너지 공공기관 외에도 원자력 관련 대기업의 후원행사도 있었던 것으로 보아 원자력계의 자금 지원 규모는 더 많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지원을 한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이 단체를 지원하는 내부 결제 문서에 '친원전 스피커를 확대하기 위해', '친원전 단체 활성화를 통한 원자력 정책 지지기반 확산 도모' 등의 목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공공연히 표현했다.
특히 한국원자력여성이 산업부에 제출한 단체 연간 수입금액 보다 8개 공공기관이 지원한 금액이 더 많은 해가 3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의 경우 산업부에 보고한 단체 수입금액보다 공공기관 지원금액이 4700만 원이나 많았다.
박 의원은 "국민혈세로 관변단체를 육성하는 것은 군사독재 시절부터 이어져온 우리사회의 오래된 적폐중의 적폐"라며 "이런 발상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국가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관계법령에 따라 산하기관에 대한 감시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할 것"이라며 "공기업의 재정지출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