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장이 3년 만에 부활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오후 여의도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허인 내정자를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한다.
허 내정자의 임기는 사실상 연임을 확정한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함께 오는 11월 21일부터 시작한다. 다만 윤 회장과 허 내정자의 임기는 각각 3년과 2년으로 다르다. 이에 윤 회장은 임기 중에 허 내정자를 재신임하거나 새로운 은행장 선임에 영향력을 갖게 된다.
허 내정자 앞에는 여러 과제가 있다.
우선 윤 회장이 겸직 체제로 이끌어온 국민은행을 한 단계 성장시켜야 한다. 국민은행은 업계 1위인 신한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신한은행을 앞섰지만 2분기에는 뒤처지는 등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5년 신한은행이 10년간 독점해온 ‘나라사랑카드’ 사업권을 따낸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14만여 명의 경찰공무원 대출을 따냈다.
최근에는 600조 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 선정을 놓고 수성 중인 신한은행과 또다시 맞붙었다.
허 내정자는 임기 시작과 함께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내부 결속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1961년생으로 젊은 은행장이 선임된 만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질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내부 저항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도 관심사다.
발등에 떨어진 불인 노동조합과의 관계개선도 중요한 숙제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위원장 선거 개입 의혹, 날치기식 선임 등을 이유로 윤 회장의 퇴진과 허 내정자의 내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허 내정자가 내정 직후 노조 사무실을 찾아 대화했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하다. 허 내정자는 유연 근무 확대 등을 해법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립각을 없앨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겸직체제가 해체된 이후 첫 은행장인 만큼 허 내정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노조와의 갈등 관계 해소가 허 내정자의 첫 관문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